혼자 여러 서비스를 만들다 보면 두 가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만든 것을 놓지 못하고 계속 붙잡고 있거나, 반대로 아무것도 끝까지 확인하지 않고 다음 것으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결국 손대지 않은 사이트만 늘어납니다. lalalab은 이 둘을 피하려고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규칙을 정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규칙과, 지금 진행 중인 두 실험에 실제로 적어 둔 기준입니다.
실험은 서브도메인에서
새 서비스는 talk.lalalab.kr, mask.lalalab.kr처럼 lalalab.kr의 서브도메인에서 시작합니다.
- 시작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도메인을 새로 살 필요가 없고, 사이트는 정적 파일로 배포해서 서버 비용도 거의 들지 않습니다.
- 서비스마다 사이트를 나눕니다. 카톡 대화 분석기는 주로 휴대폰으로 들어오는 일반 사용자를, 엑셀 개인정보 마스킹은 PC로 일하는 실무자를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사용자도 검색어도 다른 도구를 한 사이트에 섞으면 양쪽 모두 무엇을 하는 곳인지 흐려집니다.
- 반응이 좋은 서비스만 졸업시킵니다. 전용 도메인을 사서 옮기고, 기존 주소는 새 주소로 영구 이동(301 리다이렉트)시켜 그동안 쌓인 검색 유입을 최대한 이어받습니다.
메인 주소인 lalalab.kr은 이 실험들을 모아 보는 곳입니다. 만든 서비스 목록과 상태, 그리고 이런 제작 기록을 둡니다.
시작하기 전에 카드부터 채운다
실험마다 시작 전에 다섯 칸짜리 카드를 채웁니다.
| 항목 | 내용 |
|---|---|
| 가설 | 누가, 어떤 문제 때문에 이 도구를 쓸 것인가 |
| 개발 시간 상한 | 첫 버전에 쓸 최대 기간. 넘기면 기능을 줄여서라도 내놓습니다 |
| 핵심 지표 | 판단에 쓰는 숫자 2~3개. 더 많으면 오히려 판단이 흐려집니다 |
| 판정 시점 | 출시 후 몇 주에 중간 점검과 최종 판정을 할지 |
| 판정 기준 | 키운다 / 최소한으로 유지한다 / 접는다, 각각의 조건 |
지금까지 두 실험 모두 개발 시간 상한은 3주로 잡았습니다. 카드를 먼저 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출시하고 나서 기준을 정하면, 나온 숫자에 맞춰 기준을 고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두 실험에 적어 둔 기준
카톡 대화 분석기
단톡방이나 1:1 대화를 재미로 분석해 보고 싶은 사람이 많고, 결과 카드를 공유하면서 퍼질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2026년 10월 5일에 내놓았고, 4주 뒤 중간 점검, 8주 뒤 최종 판정을 합니다.
- 핵심 지표: 주간 검색 유입 방문자, 분석 완료율(파일을 고른 수 대비 결과 화면 도달 수), 공유 카드 저장·공유 비율
- 키운다: 주간 검색 유입 500명 이상, 또는 바이럴로 주간 방문 3,000명 이상을 한 번 이상 기록
- 유지한다: 주간 검색 유입 100~500명이고 늘어나는 추세
- 접는다: 주간 검색 유입 100명 미만이고 정체 또는 감소
엑셀 개인정보 마스킹
엑셀로 개인정보를 다루는 실무자가 파일을 게시하거나 전달하기 전에 가리고 숨은 데이터를 점검하려 하며, 함수로 손수 처리하는 대신 검색으로 도구를 찾을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2026년 10월 7일에 내놓았습니다. 검색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성격이라 카톡 분석기보다 길게, 6주 뒤 중간 점검, 12주 뒤 최종 판정을 합니다.
- 핵심 지표: 주간 검색 유입 방문자, 처리 완료율(파일을 고른 수 대비 정리된 파일을 받은 수), 30일 안의 재방문 비율
- 키운다: 주간 검색 유입 300명 이상, 또는 재방문 비율 20% 이상
- 유지한다: 주간 검색 유입 50~300명이고 늘어나는 추세
- 접는다: 주간 검색 유입 50명 미만이고 정체 또는 감소
재방문 비율을 넣은 것은 업무용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이 일할 때마다 다시 찾는다면, 나중에 기업용으로 넓힐 근거가 됩니다.
두 실험의 숫자는 모두 첫 실험이라 추정한 값입니다. 키워드 검색량을 조사하고 첫 판정 결과가 나오면, 다음 실험부터는 그 결과를 보고 보정합니다.
판정과 별개로 보는 품질 기준
유입이 늘어도 도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판정과 별개로 상시 확인하는 기준도 있습니다.
- 카톡 대화 분석기의 분석 완료율이 70%에 못 미치면 파일 해석 실패를 먼저 의심합니다. 이때는 홍보보다 파싱 수정이 먼저입니다.
- 공유 카드 저장·공유 비율이 5%에 못 미치면 카드 디자인과 문구를 고칩니다.
- 엑셀 개인정보 마스킹의 처리 완료율이 60%에 못 미치면 파일 읽기 실패나 감지 오류를 의심합니다.
숫자는 Google Analytics, Google Search Console, 네이버 서치어드바이저로 봅니다. 기능 사용은 이벤트로 집계하는데, 이벤트에는 이름과 숫자, 정해진 코드만 담습니다. 파일 내용이나 이름 같은 개인정보는 보내지 않습니다.
판정은 숫자로, 결과는 세 가지
판정일은 미리 캘린더에 적어 두고, 그날 숫자만 보고 정합니다.
- 키운다: 기능을 넓히고, 안내 글과 홍보에 시간을 더 쓰고, 전용 도메인으로 졸업할지 검토합니다.
- 유지한다: 새 기능 개발은 멈추고 깨지지 않게만 관리합니다. 다음 판정 시점을 한 번 더 잡습니다.
- 접는다: 코드를 보관 폴더로 옮기고, 서브도메인은 lalalab.kr의 실험 기록으로 연결합니다.
“조금만 더 해 보면”이라는 생각은 유지 판정으로 한 번만 허락합니다. 동시에 몇 개를 굴릴지는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만들고, 판정 기준으로 걸러냅니다. 실험 수를 묶어 두는 대신 성과 없는 실험을 빨리 접어서 관리 부담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접는 것도 기록이다
접는 실험은 사이트를 닫고 끝내지 않습니다. 무엇을 가설로 세웠고, 숫자가 어떻게 나왔고, 왜 접었는지를 회고 글로 이곳에 남깁니다. 실패한 실험도 다음 실험을 고를 때 쓰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드는 방식의 원칙
여러 서비스를 혼자 관리하려면 만드는 방식도 단순해야 합니다.
- 한 저장소에 여러 앱을 둡니다. 서비스마다 독립된 앱으로 만들고, 앱끼리는 서로 직접 참조하지 않습니다. 공유할 코드는 공통 패키지를 거칩니다. 나중에 한 서비스를 따로 떼어 내야 할 때 그대로 분리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 공통 코드는 미리 만들지 않습니다. 두 번째 앱에서 실제로 같은 코드가 생겼을 때 분리합니다. 디자인 시스템도 허브와 카톡 분석기가 같은 색과 모양을 따로 복사해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공통 패키지로 묶었습니다.
- 배포는 앱마다 따로 합니다. 한 서비스를 고치다 다른 서비스가 깨지는 일을 막습니다.
- 한 가지 디자인 시스템을 씁니다. 서비스마다 포인트 색 하나만 다르고 글꼴, 간격, 부품은 같습니다. 카톡 대화 분석기는 주황, 엑셀 개인정보 마스킹은 초록입니다. 새 서비스를 만들 때 디자인에 드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지금까지 만든 서비스의 공통 원칙
카톡 대화 분석기와 엑셀 개인정보 마스킹은 다음 원칙을 함께 지킵니다.
- 데이터는 브라우저 안에서 처리합니다. 파일을 서버로 보내지 않습니다. 사이트 응답 헤더의 보안 정책으로 허용한 곳 외에는 브라우저가 통신을 막습니다.
- 회원가입 없이 바로 씁니다.
- 판정 결과를 공개합니다. 키우든 접든 이곳에 기록합니다.
지금 진행 중인 실험은 lalalab.kr의 실험 기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